제목비법대 1년 미만 합격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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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9급,법원직(법원/등기직렬),~1년 미만

우선 합격 수기를 쓸 수 있게 된 것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사실 아직 믿기지 않습니다. 제 합격 수기가 여러분들께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1프로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수험기간 : 8개월, 비법대생.

저는 비법대생으로 법은 한 번도 접해본 적 없으며 나이도 30대 중반으로 졸업한지도 오래되어 흔히 교양과목이라고 하는 국어 영어도 엄청 약한 편입이다. 저는 2020년 7월달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약 8개월간의 수험기간을 보냈습니다. 그 전에 2018년에 약 2개월간 공부를 한 적은 있습니다. 그 때 당시 일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였습니다. 호기롭게 시작은 했지만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제 의지문제도 있겠지만 비법대생이여서 아예 처음 보는 법을 공부해서 그런지 병행하기가 쉽지 않아서 2개월 만에 그만두고 다시 일에 집중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제대로 공부해보지도 않고 그만 두게 되면 후회할 것 같아서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수험생활에 뛰어들었습니다.

사실 8개월이란 시간밖에 없어서 이번에 합격할 거라고는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재시생분들이나 같이 합격하신 49기 우리 동기분들 보다 실력적인 면에서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의 합격수기는 초시생분들과 저처럼 늦게 공부를 시작한 늦깎이 수험생분들께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단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부분은, 공부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 많은 합격수기와 공부 방법을 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취사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면 새벽 5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공부했다는 합격 수기를 보시고 아침잠이 많으신 분들이 그것을 따라하려고 하시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활동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억지로 따라하시려고 하시면 오히려 그 부분이 스트레스가 되어 공부에 방해가 됩니다. 야행성이신 분들은 2-3시까지 공부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11시,12시에 일어나시라는 말은 아닙니다 ^^;; 9시, 10시 정도에는 책상에 앉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0시부터 시험을 시작하기 때문에 적어도 10시에는 깨있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시작 전에 선생님들 OT강의를 모두 들어보시고 자신과 맞는 선생님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목소리라던지 말하는 속도 관련 등등 다 고려해보시고 선택하세요. 단! 한 번 선택하셨으면 끝까지 밀고나가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모든 선생님들의 실력을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나와 잘 맞는 선생님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번 선택하셨으면 절대 바꾸지 마세요. 선생님들의 실력을 의심하지 마시고 그 시간에 책 한 장이라도 더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 국어(구정민선생님)-80점, 영어-60점

사실 들어가기 전에 드릴 말씀은, 저는 법에 집중했습니다. 사실 이번에 합격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처음 보는 법을 익혀볼 생각으로 법만 공부했습니다. 모국어인 국어, 고등학교때까지는 공부해봤던 영어는 내 실력을 믿고 과락만이라도 넘겨보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국어 영어 관련한 것은 다른 분들의 합격수기를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국어는 수능형으로 나온다고 들어서 시작 전에 5개년치 문제를 풀어봤었습니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문법이였는데, 수능형이라 그런지 보기를 보고도 사실 문제를 푸는 데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문법 부분의 수업도 패스했습니다. 단, 고전문학은 어휘도 너무 생소하고 읽히지 않아서 고전문학 부분만 구정민 선생님의 1순환 강의를 들었습니다. 시조, 가사, 고려가요 등 유명한 고전만 외우고 들어가자는 생각으로 그 부분 강의만 들었습니다. 그리고 비문학 부분은 사실 따로 공부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비문학 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법 공부도 될겸) 법 판례 전문들을 꼼꼼히 읽는(어느 정도 법공부가 되었을 때, 중요 판례 위주)연습을 했습니다.

영어는 보시다시피 60점으로 공부안한 티가 너무 나네요.

이렇게 국어,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 문제라도 더 풀기 위해서 한국사와 헌법 문제푸는 시간을 엄청 앞당기는데 노력했습니다. 평소에 한국사는 7-8분안에 문제 푸는 연습을 계속 했고 헌법은 15분 안에 항상 푸는 노력을 했고 실전 시험에서도 두 과목 합쳐서 25분안에 컷했습니다. 나머지 시간을 모두 국어와 영어를 풀었습니다. 그나마 시간을 넉넉히 줬기 때문에 저 점수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영어를 포기했지만 절대 영어 포기하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내년 시험은 7월달이기 때문에 더더욱 포기하시면 안됩니다. 법 과목은 누구나 어느 정도까지 올라가면 성적이 나오는 과목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고 위해서는 국어와 영어 성적이 꼭 필요합니다. 초시생기준으로 보자면 과거보다 공부할 시간이 3개월이나 늘어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법과목 점수는 다들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고 결국 국어, 영어가 합격과 불합격의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공부방법은 설명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간확보입니다. 무조건 국어와 영어는 시간을 확보해서 풀어야 합니다. 특히 국어는 모국어이기 때문에 차근차근 읽으면 답이 보입니다. 시간에 쫓기 때문에 풀지 못하는 것 뿐입니다. 자신감을 가지시고 풀기 바랍니다.

 

  1. 한국사(신영식 교수님) - 92점

한국사는 제가 평소에 관심이 많던 부분이기도 하고, 좋아했기 때문에 양이 많다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공부하는 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한국사야 말로 여러분들께 효자과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는 무슨 과목이든 재미를 붙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첫 선택시 교수님들을 잘 택하라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선생님들 좋아하거나 과목을 좋아하시게 되면 공부하는데 힘이 들지는 않을 겁니다.

저는 일단 한국사는 1순환부터 3순환까지 들었습니다. 기본-심화-기출 (이번 과정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5순환 과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강하고 진도별(4순환)과 마지막 실전 모의고사(5순환) 부분은 문제만 풀고 따로 강의를 듣지는 않았습니다. 틀린 부분만 다시 기본서로 돌아가서 체크하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특히 4-5순환은 문제만 풀었기 때문에 다른 법원직 한국사 선생님이신 김정현 교수님의 4-5순환도 함께 병행해서 최대한 문제를 많이 풀었습니다. 이게 프리패스라서 가능했던 일인 것 같습니다.(다른 과목 공통) 그리고 한국사가 기본적으로 좀 공부되어 있는 분들은 모르겠지만 처음 본격적으로 공부하시는 분들이라면 일단 기본서를 1회독 쭉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모든과목공통) 기본서보고 마음 급한 분들은 바로바로 기출을 푸시는데, 우리에게 시간이 많다면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과목을 8과목이고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다른 과목에 무리가 갑니다. 해보시면 알겠지만 하루에 정해진 과목 수업 진도를 나가는데도 빠듯합니다. 우리 모두 사람인지라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고 저렇게 해본들 휘발성이 강해서 시간만 소비되고 기억에는 오래 남지 않습니다. 문제 풀 시간은 나중에 충분하고 그 때 자기가 틀린 부분만을 찾아서 기본서를 보시는게 훨씬 기억에 더 많이 남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법원직 한국사는 근현대사부분의 비중이 큰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근현대사는 상당히 디테일하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서 저는 근현대사 사건순서를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침에 앉자마자 영어단어 외우는 대신;; 근현대사 년도를 순서를 외우는데 5분정도를 쏟았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마시고 짧은 시간이라도 자주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 헌법(윤우혁 교수님) - 96점

헌법에 대해서는 판례를 외울 때 저는 일단 먼저 한 번 읽어보고 혼자서 합헌인지 위헌인지를 판단해보았습니다. 그러고 제가 선택한 것이 판례와 일치할 때는 과감히 다시는 그 판례를 보지 않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법 감정과 판례가 일치할 때는 다시 그 판례를 봐도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일치하지 않는 판례만 몇 번 다시 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물론 판례 요지를 알아야 하는 판례들도 많습니다. 그 부분은 꼼꼼히 보셔야 합니다. 그건 교수님들께서 다 알려주십니다.) 그리고 통치구조 파트에 들어가면 숫자라든지 날짜라든지 외워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너무 부담가지시지 마시고 아까 위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자주 보세요. 외워지 않는 것들은 포스트잇에 적어서 책상 앞에 붙이고 수시로 보세요. 절대 한 번에 외우려고 하지마세요. 스트레스 받으면 더 보기 싫어지고 공부하고 싶은 부분만 계속 공부하게 됩니다. 헌법 통치구조파트는 특히나 절대 부담 갖지 말고 공부하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절대 어려운 파트가 아닙니다. 다 맞추실 수 있습니다. 오히려 후반으로 가게 되면 판례들이 더 골치가 아프실 겁니다. 특히나 헌법은 세법이라던지 행정법이라던지 다양한 부분의 판례들이 많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하시는데 절대로 디테일하게 파서 공부하시지 마시고 필요한 부분은 교수님들께서 알려주시기 때문에 거기까지만 공부하시고 학자가 되려고 하지마시기 바랍니다.

 

  1. 민법- 84점, 민소법- 92점 (김춘환 교수님)

민법, 민소는 사실 학원 커리큘럼을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몇 강의를 들어봤는데 도무지 민소법이 이해가 가지 않아서 공부하기가 싫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민법만 처음에 공부했습니다. 민법만 1순환을 듣고 2순환 들을 때 김춘환 교수님께서 나눠주시는 서기보 기출만 풀었습니다.(2순환 때 같이 풀어주십니다.) 무엇보다 정말 시간이 없어서 기출문제집을 풀 엄두가 나지 않아서 서기보 기출만 계속 여러 번 봤습니다. 그렇게 민법이 좀 익숙해지고 1월 말에 민소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한 달 정도 몰아서 민소법공부를 했습니다. 다들 이상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이때 민소법공부를 하니 더 공부가 잘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 하루에 민소법공부를 9시간을 했습니다. 민소법 역시 서기보 기출만 풀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시간이 좀 있기 때문에 민소법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시는 분들은 일단 민법을 1순환 들으시고 그 다음 병행하시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한 달 남겨두고 공부하시는 것은 절대 비추입니다. 저는 운이 좋았을 뿐이며, 더욱이 저렇게 공부하는데 있어 후회되는 한 가지는 그렇게 마지막 한 달을 민소법에만 너무 큰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나머지 법과목이 등한시 되어 민법이 쉽게 출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84점이라는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1. 형법(이인규 교수님) - 92점, 형소법(이지민 교수님) - 88점

형법, 형소법은 한국사와 헌법과 마찬가지로 효자과목으로 많은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입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단 수업도 재미있어서 초반에는 민법, 형법, 형소법, 헌법 위주로 집중해서 공부했습니다. 형법, 형소는 특히 점수가 금방 오르는 과목이여서, 일단 어느 정도까지 끌어 올려놓고 (1-3순환까지 다 수강, 4-5순환은 혼자 문제 풀고 틀린 것만 기본서 체크하는 방법) 시험 2달정도 남겨놓고는 어렵고 잘 안외워지는 부분만 체크해놓고 그 부분 위주로 복습하고 문제를 꾸준히 푸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이번에 형소법이 다른 때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은 맞지만 사실 다 교수님께서 알려주신 부분에서 출제되었는데 제가 민소법 공부에 치중하느라 마무리를 하지 못해서 평소보다 점수가 낮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형법 형소법은 사실 딱히 공부 방법을 설명드리기 보다 교수님들이 이끌어주시는대로만 잘 따라가시면 무조건 고득점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 쓰다보니 뭐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두서없이 막 썼는데

중요한 것은 정말 막판 공부가 중요합니다. 처음 몇 달간은 다들 정말 열심히 하시는데 뒤로 갈수록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처음 공부할 때 그랬습니다.

그런데 처음에 무리하지마시고 아껴뒀던 힘을 마지막 2-3달간 쏟으세요. 그 2-3달을 위해서 지금 공부하시는 겁니다. 다른 친구들의 성적에 좌지우지되지 마세요. 지금 성적은 절대 본인의 점수가 아닙니다. 결전의 날을 위해서 지금 아껴두는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하루하루 수고한 나를 위한 선물을 주세요. 저는 맛있는 야식이였습니다. (덕분에 엄청나게 살이 쪘지만...)

도움될 거라고는 사실.. 이런 공부 방법 알려드리는게 아니라 저 같이 나이든 사람도 합격했으니 저와 비슷한 처지에 계신분들께는 할 수있다!는 긍정적인 기운을 어린나이에 시작하신 분들에게는 저 사람도 했으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리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다들 열심히 하셔서 내년에 법원에서 꼭 법원가족으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파이팅입니다!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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