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저는 비법대(이공계)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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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긴 터널과 같았던 수험생활이 무사히 끝나고, 이렇게 합격 수기를 쓸 수 있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난 수험기간을 되돌아보며 찬찬히 한 글자씩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비법대(이공계) 출신으로서 국어와 영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과목에 특별한 베이스 없이 수험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다만 법 과목에 대해서 평소에 흥미와 적성이 맞는다고 생각하여 왔고, 법원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법원 직렬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약 2년 반 동안 아르바이트(과외)를 병행하며 수험생활을 하였고, 총 3번의 시험을 보았습니다. 쭉 법검단기 프리패스 인강을 이용하여 공부하였습니다.
(1) 초시 : 2017.9~2018.2 (6개월) - 시험결과 : 평균 74.5 / 커트라인 75.5
(2) 2018.4~2019.2 (11개월) - 평균 74 / 커트라인 78
(3) 2019.5~2020.2 (10개월) - 평균 89.5 / 커트라인 84
(1) 법 과목
법과목은 모두 동일한 방법으로 공부하였습니다.
[기본강의 -> 기출문제집 -> 진도별 모의고사, 동형모의고사, 최신판례 강의] 순입니다.
기본 이론 단계에서는 인강생으로서의 장점을 아주 유용하게 활용하였습니다. 우선 시간표를 유동적으로 짤 수 있었습니다. (초시 때 모든 과목을 조금씩 하루에 다 들었던 것과 달리) 재시 기간에는 이론을 들을 때 ‘하루에 법 한 과목씩’만을 듣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습니다(하루 6~8강 정도 수강함). 그리고 재시생이 기본강의를 들을 때에는 대부분 아는 내용을 리마인드하며 듣는 방식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듣는 것이 중요한데, 인강을 활용하였기에 완급 조절을 하기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파트를 아주 빠른 배속으로 듣되, 취약한 파트는 찬찬히 들으며 완급 조절을 할 수 있어서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였습니다.
재시생이 기본강의를 듣는 단계를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개념은 바로잡고, 빈틈을 매우며 폭넓게 이해하면서 암기부담이 저절로 주는 것을 느꼈기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한편, 기본강의 단계에서 단권화 기준서도 함께 정하여 여기에 출제 중요도를 표시하였습니다(라벨지로 A/B/C 급으로 색을 구분하여 표지함). 민법은 통합민법조문 책, 민소법은 기본서, 형법과 형사소송법은 핵심마무리총정리 책, 헌법은 기본서로 하였습니다.
10월 즈음 기출문제집 단계에 들어가서는 따로 해설 강의를 듣지 않고 혼자 문제집을 풀었습니다. 초시 때와 달리 답을 골라내지 못하는 문제가 많지 않은 상태라고 판단하였기에 따로 해설 강의를 듣기보다는 ‘왜 o인지 왜 x인지 스스로에게 해설할 수 없는 지문’만을 문제집 아래에 나와 있는 해설을 통해 보완하고 익히는 방식을 선택하였습니다.
기출문제집을 푸는 단계에서는 4개의 선지를 모두 다 읽고 나서 정답을 골라내고, 한 문제를 푸는데 총 30초를 넘지 않도록 연습하였습니다(긴 법행 문제도 예외 없이 그렇게 연습하였고, 복잡한 사례형은 1분정도 소요).
기출문제집을 푸는 과정에서 자신이 취약한 파트를 알 수 있게 되는데, 이 시기에 해당 부분들을 미루지 않고 정확히 복습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번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마지막까지 잘 변하지 않아 발목을 잡게 되고, 그에 비해 갈수록 시간은 없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지기 때문입니다.
기출 문제집 회독에 있어서도 다양한 의견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형식적 회독 수에 집착하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문제지를 각 한 번씩만 풀었습니다. 다만 자투리 시간을 적극 활용하여 전 과목의 지문들을 랜덤으로 많이 복습한 편입니다. 예를 들어서 독서실 테라스에서 바람 쐬면서 혹은 커피 마시면서, 자기 전 등등 아무 과목, 아무 부분이나 랜덤으로 몇 지문씩 보곤 했습니다. 저는 이 방식이 부담도 없고 재미있어서 1년간 꾸준히 실천했습니다. 1년간 이런 방식을 통해 본 지문의 수를 대략적으로 추산해보면 법 한과목당 약 2천지문, 법과목과 한국사를 모두 합치면 총 1만 지문 이상 됩니다(중복지문 포함). 이렇게 틈틈이 지문을 볼 때에도 한 지문 당 10초 안에 OX를 즉답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기출문제집 풀이가 끝나고 1월에 들어서는 진도별 모의고사를 다 풀고, 동형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시간을 정해두고 실전과 동일하게 한 회씩 풀었고, 모든 지문에 생각하지 않고 최대한 기계적으로 즉답하도록 연습하였습니다. 한 회를 빠르게 풀고 나서는 바로 꼼꼼하게 해설을 확인하였습니다. 틀린 문제는 전체 선지를 분석하였고, 맞은 문제 중에서도 보지 않고 넘어갔던 나머지 선지, 맞았지만 100프로 확신이 없고 소거법으로 골랐던 지문들까지 모두 꼼꼼하게 정확한 해설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시기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취약파트들은 포스트잇에 내용을 정리하여 독서대에 붙여두고 수시로 보며 암기하였습니다.
최신 판례 강의는 2월 초에 수강하였고, 시험 직전에 한 번 더 보았습니다.
<민법> 92점
법검단기의 황보수정 교수님 수업을 들었습니다. 교수님이 수업을 정말 재미있게 해주시고 동기부여가 될 만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혼자 공부하는 저로서는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수업 중에 하나였고, 민법 과목의 양이 방대하기는 하지만 큰 어려움 없이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교수님이 중요판례를 강조해주시는 부분이 시험장에서 답을 골라내는데 많이 직결되어 생각나서 유용하였습니다. 교수님의 방식을 다른 과목 공부에도 종종 응용하기도 하였습니다.
<민소법> 100점
법검단기의 이종훈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과목특성상 제가 가장 어려워 한 과목이었고, 시험 전날까지도 가장 걱정을 많이 한 과목이었는데 교수님이 주신 자료만 끝까지 복습하고 들어간 결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걱정과 달리 시험장에서 15분 안에 헷갈리는 문제 없이 가장 빠르게 풀 수 있었던 과목이기도 합니다. 특히 기출문제집 대신 이종훈 교수님의 OX 문제집만을 반복하였음에도 양이 충분하였고 모두 본 내용 안에서 출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깔끔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시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형법> 88점
법검단기의 백광훈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형법은 이론 단계에서는 쉽게 느껴졌는데 문제를 풀 때에는 다소 혼란을 겪다가 어느 정도 반복을 거친 후에서야 머리에 정리가 되었던 과목입니다. 교수님께서 출제 포인트를 잘 잡아주셔서 점수를 올리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형소법> 96점
법검단기의 백광훈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형소법은 제가 가장 좋아했던 과목이고 점수도 잘 나와서 수험기간 내내 가장 편하게 공부했던 과목입니다. 어떤 내용이 나올 때, 피고인의 방어권을 위한 것인지, 법원의 절차신속을 위한 것인지, 법적 안정성을 위한 것인지 등.. 형사소송의 큰 틀과 연결 시켜 판례의 취지를 이해하니 대부분이 해결되고 공부하기 수월했습니다. 이해가 되면 암기할 것이 거의 없는 과목이기도 하여 전략과목으로 삼기에도 좋은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헌법> 88점
헌법은 정인홍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민법만큼이나 양이 방대한 과목이 헌법인데, 정인홍 교수님은 처음부터 암기의 부담을 주시지 않고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판례와 조문을 모두 설명해 주시는 것이 매우 인상 깊었고 저와 잘 맞았습니다. 특히 헌법 판례는 판례의 사안을 이해하기 위한 각종 분야의 배경 지식들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러한 것을 정확하게 아시고 궁금해 하기 전에 미리 설명해 주셔서 더욱 도움이 되었습니다. 통치구조 부분의 설명은 정말 암기부담을 많이 줄여주셔서 특히나 좋았습니다. 따로 암기하려고 노력을 많이 안했음에도 머릿속에 저절로 자리 잡히는 게 많은 강의를 해주신다고 생각합니다.
(2) 한국사 96점
공단기의 문동균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처음엔 워낙 베이스가 없고 암기가 막막하게 느껴졌던 과목이었는데 교수님의 강의 덕분에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체계화된 틀 안에서 계속 반복되는 방식이 정말 좋았고, 따로 암기시간을 많이 내지 못했음에도 강의 반복만으로도 상당 부분 암기가 저절로 되었습니다. 시험은 문동균 필기노트(한정판) 강의로도 충분히 커버되는 느낌입니다. 한국사는 이론을 아무리 잘 알고 있어도 주어진 사료를 모르면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대부분이기에, 사료를 정확히 숙지하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여러 사료들과 각 사료의 핵심 키워드들을 잘 알아두는 것이 점수향상에 직결되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3) 국어 92점
법검단기의 이선재 교수님의 커리큘럼을 따랐습니다. 재미있고 쉽게 설명해주셔서 문학과 문법 모두 재미있게 수강했습니다. 초시 때는 강의를 모두 들었고, 재시 때는 따로 이론 강의는 듣지 않고 선재국어 기출문제집을 하루에 20문제씩 풀었습니다. 20문제의 구성은 시, 소설, 비문학, 고전문학, 문법 등을 다 섞어서 4~5문제씩 총 20문제로 하였습니다. 해당 기출문제집에 종류별로 파트가 나누어져 있어서 각 파트마다 조금씩 풀기 수월했습니다.
(4) 영어 64점
영어는 강의를 따로 듣지 않았습니다. 초시 때도 88점, 이후에도 항상 80점~90점 초중반의 점수를 유지하던 과목이었기에 다소 방심하고 소홀히 했던 것이 이번 시험에서 점수가 잘 안나온 한 가지 이유인 것 같습니다. 영어와 국어는 정말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꾸준하게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초시 때는 손진숙 교수님의 법원직 기출문제집 책을 풀고, ebs 교재를 풀었습니다(매일 5~6 지문정도). 전체적인 해석이 어렵고 잘 되지 않았던 지문 몇 개를 전체적으로 끊어 읽으며 직독 직해하는 방식으로 복습하였고, 이 과정에서 모르는 단어들은 따로 포스트잇에 정리하여 독서대에 붙여두고 수시로 암기하였습니다. 틈틈이 보면서 암기된 단어는 지우고 다 지워지면 그 포스트잇을 떼는 재미로 지루한 영어단어 외우기에 작은 재미를 부여하였습니다. 재시 때에는 법검단기와 kg패스원의 법원직 영어 동형 모의고사를 주기적으로 풀며 감을 유지하였습니다. 복습 방식과 단어 암기 방식은 초시 때와 동일합니다.
면접은 학원에 다니며 준비하였습니다. 처음엔 답이 정해져있는 필기시험과 달리 스스로의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는 면접 준비가 낯설고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였지만, 학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충실이 연습하면서 금새 수월해지고 자신감이 붙게 됩니다. 법원 면접은 정답보다는 이미지와 인성면접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험기간동안 굳어있는 얼굴 근육도 풀고,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본다는 생각으로 성실히 준비하면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원을 다니며 면접을 준비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각자의 선택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학원에 다니며 준비하는 것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기간 동안 너무나 좋은 조원들을 만났고, 덕분에 즐겁게 준비하며 면접 당일에도 밝은 얼굴로 면접장에 들어갈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사람 만나고 활동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인 저에게 집과 독서실만을 오가며 공부하는 수험기간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나 법원에서 일하고 싶다는 흔들림 없는 목표와 주변의 헌신과지지 덕분에 이렇게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심양면 뒷바라지해주신 어머니와 항상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준 멀리 계신 아빠, 그리고 한결같이 믿고 지지해주며 기다려준 남자친구, 시험 직전에 너무나 힘들 때 끝까지 멘탈을 잡을 수 있게 큰 도움을 준 친구 수정이 등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수험기간 동안 간절했던 마음과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보람 있는 법원 생활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